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5인치 화면에 코박은 '어린 중독자' 만든 부모의 '무심코…'
이**  |  조회 193  |  2018-04-18

머니투데이가 건전한 디지털 문화 정착을 위해 u클린 캠페인을 펼친 지 14년째를 맞았다. 인공지능(AI), 로봇기술, 빅데이터가 주도하는 4차산업혁명은 일상 생활 영역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. 급진전되고 있는 기술 진화는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만만치 않은 부작용들이 우려되고 있다. 가령, VR(가상현실), 빅데이터, 자율주행차 시대 해킹 사고는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. 디지털 성범죄나 정보 양극화, 가짜 뉴스 범람 등도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. 올해 u클린 캠페인은 4차산업혁명 시대 올바른 윤리 문화를 집중 조명한다.

[u클린 2018]②스마트폰 중독자 저연령화

머니투데이


# 서울 거주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의 모바일 동영상 시청 습관이 걱정이다. 야외 활동을 좋아하던 아들에게 입학선물로 스마트폰을 사 준 것이 화근이었다. 불과 몇 달 만에, 끼니도 거른 채 5인치 화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아이가 돼 버렸다. 어린 시절의 잘못된 스마트폰 습관이 향후 육체적·정신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정보들이 A씨를 불안하게 한다. 어떻게 해서든 아이의 스마트폰 습관을 고쳐야 한다고 느끼지만 뾰족한 해결책도 떠오르지 않는다. 아이의 습관과 부모의 역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지침이나 정보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요즘이라고 A씨는 느꼈다.

◇'어린' 스마트폰 중독자= 스마트폰 보급률이 증가하면서 스마트폰 중독 현상이 사회적 화두로 부상한 지 오래다. 스마트폰 화면만 쳐다보며 걷는 사람을 빗댄 '스몸비(스마트폰+좀비)'라는 말이 대중화되기까지 했다.

가장 큰 문제는 스마트폰 중독 연령이 저연령대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.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 화진흥원이 발표한 '2017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'에 따르면, 유아동(3~9세)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19.1%다.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증가폭이 가장 가파르다. 10~19세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도 전 연령대 중 가장 비율이 높은 30.3%였다.

특히, 모든 것이 시작 단계인 영유아들에게 과도한 스마트폰 접촉은 치명적이다. 신체 발달은 물론이고 자기조절 등 정서적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더 주의가 요구된다.

실제로 스마트폰의 강한 자극이 주로 좌뇌만을 자극, 우뇌 기능을 상대적으로 떨어트리는 '우뇌 증후군'과 강한 자극에만 반응을 보이는 '팝콘 브레인' 현상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. 뇌 발달의 불균형이 지속되면 최악의 경우 ADHD(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)와 틱 장애 등의 질환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.

◇스마트폰 중독, 밥상머리 교육으론 한계…사회 문제로 흡수해야= 아이들의 스마트폰 및 인터넷 중독 현상을 더 이상 '밥상머리 교육'으로만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국내에서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. 사회가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. 아이들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제도권으로 흡수해 사회적 문제로 부각 시키려는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인 것도 이 같은 이유다.

유럽연합(EU)은 2012년부터 인터넷 과의존 예방 및 온라인 안전을 위해 '더 나은 인터넷을 위한 전략(Safer Internet Programme)'을 추진 중이고, 일본은 2014년부터 정부·기업·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인터넷 안심·안전이용(e-넷 카라반)교육을 진행하고 있다.

대만의 경우는 만2세 이하 영아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, 2~18세 연령 아이들이 스마트폰 과몰입 증상을 보이면 부모 및 보호자에게 벌금을 부과하기도 한다.

우리나라도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올해부터 정부와 종교단체, 시민단체, 기업 등 민·관이 참여하는 '스마트쉼 문화운동'을 본격 추진한다.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도 우리 사회가 나서 해결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.

◇"영유아 중독? '단번에' 스마트폰 접촉 끊어야"= 아이들의 근본적인 스마트폰 중독 해결을 위해선 이처럼 사회가 할 수 있는 노력을 하는 게 중요하다. 더불어 부모 등 보호자의 역할이 병행될 경우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.

지난 2월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'스마트폰 바른 사용·실천 가이드'에 따르면, 0~5세 영유아 보호자들의 경우 아이들이 이른 시기에 스마트폰에 노출됐다면 '서서히'가 아니라 '단번에' 스마트폰 접촉을 끊는 방법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. 일관적인 태도로 단호하게 스마트폰에서 멀어지게 하는 지도가 중요하다.

아울러 안전하고 바른 사용을 위해 불필요한 앱(애플리케이션)은 삭제하는 등 유해요소를 정리하고, 건강을 위해 바른 사용 자세를 습관화해야 한다. 교육용 앱보다 '책'이 더 스마트폰 중독 예방에 효과적이다.

아울러 아동·청소년(6~18세) 보호자들은 청소년의 스마트폰 이용문화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. 자녀가 스마트폰 사용 규칙을 스스로 정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, 산책, 공연관람 등 자녀와 가까워질 수 있는 활동을 함께 할 것을 조언했다.

이동 시 '스몸비'가 되지 않도록 안전하게 가방에 넣도록 지도하는 한편, 공공장소에서의 기본매너도 꼭 숙지시켜 주는 등의 '에티켓' 교육도 필수다.

한국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"이번 가이드라인을 활용하면 전 연령층으로 확산·심화되고 있는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학교나 가정에서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것"이라고 전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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